기사 메일전송
`돌부처 박인비` 앞에 합장을
  • 김노마
  • 등록 2013-07-08 09:52:42
  • 수정 2013-07-15 14:48:10
기사수정
 스포츠는 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즐거움만 따진다면 오락프로그램이 더 나을수 있다. 스포츠는 오락을 넘어서는 뭔가가 있다. 그것은 감동과 교훈이다. 최근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역대 US 오픈 명장면 베스트 5'를 선정했다. 박세리가 1998년 US오픈에서 양말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맨발샷`을 날리는 장면도 포함됐다.
 한국인에게 이 장면은 단순한 스포츠 차원의 멋진 광경이 아니다. 골프를 모르거나, 혹은 골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거나 관계없이 하나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 `IMF사태`라는 국난을 맞아, 사회를 하나로 결집시키고 위기를 극복하는 일종의 캠페인이었다. 위기에도 굴하지 않으면 `보상`이 따른다는 교훈을 줬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롤모델이 됐고 `세리 키즈`로 이어졌다.
 2013년, 저성장의 수렁에 빠진 한국 사회에 또다른 롤모델이 탄생했다. 프로골퍼 박인비다. 박인비는 올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를 내리 3번 우승했다. 래스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챔피언십에 이어 US오픈까지 휩쓸었다. 1950년 미국 선수 베이브 디드릭손 자하리아스 이후 63년만의 대기록이다.
 박인비 골프는 스포츠를 넘어 우리 사회에 여러방면에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박인비 스타일`은 꾸준함과 위기관리·승부욕·집중력·긍정마인드로 요약된다. 이는 우리사회가 처음으로 맞닥뜨린 저성장 기조를 돌파하는데 있어 꼭 필요로 하는 항목들이다.
 특히 좌절을 모르는 꿋꿋한 기질은 많은 찬사를 받는다. 그는 올해 5월 KB국민은행과 계약하기 전까지 28개월간 메인 스폰서가 없었다. 스폰서가 없다는 것은 프로에게 치명적이다. 실력은 뛰어났지만 상품가치가 떨어진다고 기업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사이 한 중소기업에 스폰서와 관련해서 사기를 당하는 아픔도 있었고 일본 업체로부터 후원제의가 있었지만 그는 견뎌냈다.
 한국사회는 지금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있다. 경제적으로는 고령화와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는 가운데 주변국들의 경제 정책에 따라 힘없이 휩쓸려가는 형국이다. 단적인 예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던 증권시장(코스닥)이 불과 보름만에 연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해버렸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금융 유동성 불안,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대형 재료들이 잇달아 강타하면서다. 
 남북 관계도 종잡을 수 없을정도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촉발된 남북 긴장 관계는 전쟁 일촉즉발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사정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언제 어떻게 사정이 바뀔지는 장담할수 없다. 정치적으로도 혼란스럽다. 여야는 사사건건 대립하며 국정원 정치개입,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공개 등 통제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스포츠만큼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긍정의 에너지를 전해주는 분야도 드물다. 전국민을 하나로 만들기도 하고, 국가적 시련을 함게 극복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 중심을 잡고, 또 흔들림없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박인비는 그 한가운데 있다.   
 그는 8월 브리티시 오픈, 9월 에비앙 챔피언십등 남은 2개의 메이저 대회중 하나만 우승해도 LPGA최초의 그랜드 슬램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그는 이미 우리에게 큰 선물을 보내줬다. `불황시대를 삼아남는 방법`이라는 교훈말이다. 불멸의 기록 달성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것만 봐도 짜릿하고 통쾌하다. 
과분한 선물을 받았으니 우리는 응원으로 보답할수 밖에 없다.

김노마는요...

매일 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뉴스는 쏟아집니다. 복잡다기한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해야 할까요. 김노마의 세상만사에서는 한걸음 떨어져서 세상을 바라보고 건전한 상식의 입장에서 우리 주변의 난제를 풀어냅니다. 필자는 현직 언론인으로서 경제부문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필명 `노마`는 유목민을 뜻하는 nomad와 인유역사상 가장 장수한 국가시스템인 `로마제국`에서 따왔습니다.   


 

0
마이펫뉴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