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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권리- 인문학, 동물을 말하다
  • 박서현 기자
  • 등록 2015-02-26 18:56:08
  • 수정 2015-02-26 18: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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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문제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온 프랑스와 호주 등의 세계적 권위자들이 대담한 내용을 엮은 『동물의 권리』가 출간됐다.

이 책은 인간에게 가장 모순적이고 문제적 존재인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역사와 철학, 행동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파헤친 책이다. 또 동물 문제와 관련해 국내에 소개된 단편적 저서들과 달리 ‘동물’이라는 주제 전반을 통시적이고 공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동물의 권리』는 원시시대부터 오늘날까지 동물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인지, 인간보다 열등하다는 낙인을 찍어 동물을 이용한 배경에는 어떤 이념이 작용했는지, 육식의 문제는 무엇이고, 동물은 어떤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지, 동물에게 어떤 권리를 부여해야 하고, 동물과 인간의 미래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우리는 동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동물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우리 삶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오늘날 동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하지만 기르던 개가 귀찮아지면 길에 버리는 사람들, 장난삼아 머리에 쇠못을 박은 고양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들, 실험실에서 흰쥐에게 발암 물질을 주사하는 사람들, 돌림병에 걸린 수백 마리의 가축을 산 채로 매장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아직도 하찮은 미물로 여기고 있다. 동물학대를 형법으로 다스리면서도, 민법은 동물에 대한 개인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이 모순된 현실에서 과연 ‘동물의 권리’라는 것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한 이래 인간이 애써 외면하려는 사실이 과학의 발달로 인해 동물은 인간과 유전학적 친족관계에 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인간은 오랜 세월 동물과의 관계에 대해 침묵했다. 중세 기독교는 동물을 악마와 어리석음의 화신으로 보았다. ‘과학자’ 데카르트의 이성주의는 동물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기계와 같다고 했으며, 칸트는 도덕적 수동자인 동물에게는 ‘의무도 없기에 권리도 없다’고 선언한 도덕철학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은 엄청난 규모의 축산업과 육류 산업의 이해관계가 막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지금 이 순간에도 동물의 고통과 죽음을 보고 눈물 흘리는 사람은 ‘유치하고 나약하고 감상적인’ 부류로 치부되고, 마치 동물과 공감하면 ‘만물의 영장’ 인간의 권위가 추락하고, 인간의 ‘우월성과 고유성’이 훼손된다는 듯이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해묵은 반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언젠가 동물을 죽이는 것을 사람을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날이 올 것"이라 예언하였으며, 시륄닉 역시 “동물들이 사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날, 동물들을 동물원 우리에 가두고 모욕했던 우리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로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동물에게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 전문가의 의견은 일치한다. 즉, 동물을 도덕적으로 수동적인 존재로 인정하고, 어린이나 장애인, 노약자와 마찬가지로 동물의 권리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제 남은 과제가 인간을 기준으로 동물을 파악하기보다는 동물의 개별성과 고유성을 기준으로 그들이 진정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재정립하면서 동물의 권리를 명확히 규정하는 일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의무를 성찰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나은 도덕적 기반을 얻게 된다고 저자들은 말하고 있다.


출판사 : 이숲
지은이 : 피터 싱어 외 3인
페이지 : 288쪽
정 가 : 1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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