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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행복할까?
  • 박서현 기자
  • 등록 2015-03-11 07: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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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 밖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금방이라도 밖으로 도망칠 것 같은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야생에서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먹이 감을 사냥하는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 고양이를 실내에 가두어 놓고 지내게 하는 것이 고양이의 행복을 포기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고양이는 자유롭게 밖을 돌아다니는 동물이라는 의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과연 실내 생활을 하는 고양이는 정말 행복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반려견은 광견병과 사람들을 위협하는 공격성의 위험으로 풀어놓고 키우는 것이 금지되고 있지만 고양이에게 제재를 가하는 법률은 없다. 또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고양이를 자유롭게 집 주변을 다니면서 쥐를 잡는 동물이라 인식하고 있다. 이렇게 자유롭게 생활하는 고양이를 집 안에 갇혀서 생활하게 하면 안 되는 것처럼 생각되어 왔다.

반려견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어하는 배회성 동물이다.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사냥감을 찾으러 다니며 먼 곳까지 돌아다닌다. 반면 고양이는 동물학적으로 보면 배회하는 동물이 아니다. 어딘가 은닉해 엎드려 사냥하는 고양이는 습성상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는다. 고양이가 한 곳에 참을성 있게 숨어서 사냥감이 오기를 기다리는 사냥 법은 절대 배회성과는 거리가 멀다. 고양이는 필요할 때에만 움직인다. 고양이과 동물이 하루 종일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가만히 엎드려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고양이과 동물은 먹이가 제공되고 위험이 없으면 움직일 필요가 없다. 개과 동물은 먹이와 안전이 보장되어도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먼 곳에까지 가서 사냥을 한다. 그러므로 개를 묶어 키우고 고양이를 풀어 키운다는 것 자체가 동물특성상 모순된다.

고양이는 자신의 안식처와 배변 장소 등 자신의 영역 안에서만 생활할 뿐, 여기저기 먼 곳까지 돌아다니지 않는다. 집 안에 쾌적한 배변 장소와 잠자리가 있다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자신의 공간에서만 생활하는 것을 좋아한다. 고양이는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영역 공간에서 조건만 충족된다면 좁아도 부족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집 내부의 공간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동물이 바로 고양이다.

실외에서 배외하는 것이 고양이에겐 현실적으로 더 위험하고 불행하다. 집밖에서 사는 고양이들은 시끄럽고 복잡한 환경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다른 동물과의 싸움으로 크게 다치거나, 영역싸움에 밀려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다른 동네로 쫓겨나는 등의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그밖에 높은 담에서 추락하거나 상한 음식이나 쥐약 등 여러 가지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고양이의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나 광견병, 벼룩, 이, 진드기 등 질병이나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도 높아 실외사육은 여러모로 많은 위험을 가지고 있다.

고양이가 창밖을 쳐다보고 있다고 해서 가두어 기르는 것을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보호자들의 착각이다. 고양이는 오히려 자신의 영역을 넘었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 단지 창문 밖의 소리와 움직임에 호기심을 느끼고 관찰하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볼거리를 보는 것 뿐 이다. 또 고양이가 tv에 끌리거나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창문에 끌리는 이유와 같다. 고양이가 창가에 있는 것은 자신의 영역을 감시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영역을 침해당하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고양이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밖으로 익숙하지 않는 환경에 내보내는 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더 쇠약해 질 수 있다.

실내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의 평균수명이 13년 이상이나, 외출을 허용하는 고양이나 떠돌이 고양이들의 수명은 기껏해야 3~4년을 넘기기가 어렵다. 집안에서 지내며 식사와 건강상태에 신경을 써주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고양이는 편온함을 느끼며 행복하게 지낸다. 고양이는 장소의 넓이보다는 구조에서 재미를 찾는 동물이다. 파고들거나 뛰어오르거나 숨을 장소를 마련해주고 함께 놀아주면 넓은 곳으로 나가지 않고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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