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점차 생활화되면서 ‘반려동물 관리사’란 생소한 단어가 남발되고 그에 대한 자격증까지 생겼다.
하지만 반려동물 자체가 보호나 동반의 개념인데 반해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상업적이라는 지적이다. ‘반려동물 관리사’란 민간인 단체가 시험을 보고 합격자에게 자격증을 주는 철저한 민간자격증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돼 올 9월에는 4차 시험이 시행될 예정으로, 이미 6백 여명의 ‘반려동물 관리사’가 탄생했다. 향후 분기마다 시험이 치러질 예정이다.
이 자격증은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직무교육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과목은 반려동물총론, 펫시터 dog, 펫시터 cat, 펫 매니저, 브리더 입문, 반려장례학 및 행정 등 총 6분야로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필기시험 문제는 문제은행식으로 문제집까지 별도로 제공하며 불합격 시엔 합격 시까지 지원한다는 광고 문안도 있다.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직무교육은 지방에 거주하는 합격자들을 배려한다는 취지로 동영상 강의로 대체된다.
이에 대한 비용은 교재비(58만원), 시험응시료(5만원), 훈련도구 및 직무교육비(14만원) 등 총 77만원이 소요된다.
이 단체는 반려동물 관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관리사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사회나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직업을 작명하고 이에 대한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또 이 단체는 교재도 만들고 판매하고 시험까지 주관하며 자격증까지 주는, 즉 자격증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단체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자격증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국무총리산하 단체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어느 단체가 신청한 민간인 자격증에 대해 등록만 받는 곳이지 그것을 심사하거나 인정하는 권한을 가진 기관이 아니다. 이곳에 등록된 민간자격증만 올해로 벌써 4,066건이나 된다. 즉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단체와 자격증이라고 해서 그것이 국가의 공인자격증이 아니고 취업을 보장한다는 의미가 아닌 것이다.
김옥진 원광대 애완동식물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성숙되면서, 대학에 정규학과가 생기고 전문인력이 배출되는 상황에서 검증할 수 없는 기관에서 무자격자들을 양산하는 것은 문제”라며 “이런 식이면 향후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