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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는 현생 포유류 중 가장 오래된 종이다. 박쥐가 5000만년 동안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한 경쟁자와의 충돌을 피하고 주변의 다양한 먹거리를 취하면서 환경 변화에 지속적으로 적응해온 데 있다.
▲뱀장어의 번식 과정은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있다. 뱀장어의 '추정' 산란 장소에서는 그동안 어린 뱀장어는 발견됐지만 뱀장어가 알을 낳는 장면은 물론, 성숙한 뱀장어나 그가 낳은 알은 발견된 적이 없다고 한다. 포획된 이후에는 완전히 생식 기능을 상실해 포획 상태에서 번식한 뱀장어는 한 마리도 없다.
▲100종의 상어 가운데 단 한 종만 사람을 공격한다. 2005년 전 세계에서 보고된 상어의 인간 공격은 58건에 불과했고 사망자는 겨우 4명이었다. 반면 영국에서 말벌에 희생되는 사람은 매년 평균 4명이며, 필리핀에서 해파리에 희생되는 사람은 해마다 평균 40명에 이른다.
미국에서 상어에 물려 죽는 사람은 개에 물려 죽는 사람이나 악어에 물려 죽는 사람보다 적다. 다른 한편 사람이 사람을 무는 사건은 뉴욕에서 매년 평균 1600건 일어난다. 실은 상어가 인간을 두려워할 이유가 훨씬 많다. 우리는 매년 최소 7000만 마리의 상어(일부 상어의 고기는 오줌 냄새가 남에도 불구하고)를 고기와 (치질 치료용 크림의 재료로 쓰이는) 간을 얻기 위해 죽인다. 상어가 사람보다 바다표범을 더 좋아하는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녀석은 엄청난 감시 장비를 지녔다. 상어의 뇌 가운데 3분의 2는 후각에 종사한다. 녀석은 물에 100만대 1의 비율로 섞인 피와 400미터 떨어져 있는 피를 탐지할 수 있다. 상어는 피를 흘리지 않는 먹이도 얼마든지 포착한다.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는 위협을 느끼면 동료에게 알리기 위해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상어는 이 화학물질 신호를 후각으로 포착해 물고기 떼를 찾아낸다.
또 상어는 진동수가 낮은 음파를 포착하는 능력이 있어서 먼 곳에서 물고기의 심장이 박동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몸에 압력 감각기관이 있어서 멀리 떨어진 물고기의 움직임을 물의 미세한 떨림으로 ‘느낄’ 수 있다.”
『동물 상식을 뒤집는 책』(존 로이드ㆍ존 미친슨 지음. 전대호 옮김)은 동물마다 짧은 부제가 붙어 있는데, 인간에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유인원’이라는 작은 제목이 달려 있다.
인간은 동물을 경배하고, 동물로부터 배우며, 동물에 의지하고, 동물을 이용하며, 동물을 잡아먹는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이처럼 각자의 생존을 위한 더불어 살기에서 한참 더 나아간 지점에 있다. 『동물 상식을 뒤집는 책』에서도 인간-동물 관계의 여러 측면을 읽을 수 있다.
100마리의 동물들에 대한 '의외의' 사실들을 들려주는 책으로서 사람들이 잘 알지 못했던 동물들의 기발한 생존 전략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저자들은 "이 책은 '자연적'이라는 말이 무의미하다는 진실을 가르쳐주는 우화집"이라며 "먹이 활동, 생식 또는 단순한 생존을 위한 동물의 전략은 너무나 다양하고 지독할 정도로 엽기적이어서 끝내 당신은 정말 어떤 일이라도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하우스. 348쪽. 1만3천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