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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뉴스 사이트 스터프는 웰링턴에 사는 제임스 아이작(9)과 그의 도우미견 래브라도 종 '마헤'의 이야기가 미국의 ABC 방송, 영국의 텔레그래프, 나이지리아의 가이드2나이지리아 등의 매체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됐다며 페이스북에 올린 관련 비디오가 6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가족과도 소통이 안 되는 자폐증 소년과 충직한 견공의 '특별한 이야기'는 얼마 전 스터프에 의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스터프는 제임스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마헤가 따라다닌다며 제임스가 발작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하면 마헤도 따라가 얌전하게 그의 곁에 몸을 맞대고 병상에 눕는다고 전했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제임스는 가족들과는 신체적 접촉은 물론 눈빛도 서로 주고받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로지 검정 래브라도 마헤만을 찾고 곁에 있으면 화를 내는 일도 거의 없이 평온한 모습을 보인다. 마헤도 마찬가지다.
제임스의 엄마 미셸은 "마헤에게도 제임스가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했다.
제임스와 마헤의 관계를 잘 아는 웰링턴아동병원 측은 제임스가 발작을 일으켜 자기공명단층촬영(MRI)을 할 때도 마헤가 마치 보호자라도 되는 것처럼 병원에 함께 들어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제임스가 전신마취를 하게 되면 마헤는 코를 제임스의 얼굴에 갖다 대고 걱정스러운 듯 킁킁거리기도 한다.
미셸은 "마헤가 오로지 제임스의 얼굴만 쳐다본다. 정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고 말했다.
미셸이 병원 카페에 앉아 단층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마헤도 곁에 앉아 제임스에게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엄마의 마음도 달려주려고 노력한다.
미셸은 "제임스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떨리고 나도 힘이 든다"며 하지만 2년 반 전에 마헤가 들어오고 나서는 가족들의 생활이 엄청나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제임스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은 악몽이나 다름없다며 걸핏하면 혼자 달아나버리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가족들끼리 카페에 가려고 해도 제임스가 화를 내고 금방 가자고 조르는 바람에 여의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마헤가 오고 나서는 제임스가 가족들이 커피를 다 마실 때까지 기다려주는 등 확연한 변화를 보여줬다.
마헤가 오고 나서 달라진 건 제임스의 성격이 온순해진 것만이 아니다. 마헤가 제임스의 안전을 지켜주는 등 든든한 도우미가된 것이다.
외출할 때 마헤는 제임스와 줄로 연결해서 나가는 데 제임스가 길을 벗어나 엉뚱한 데로 멀리 가려고 하거나 교통량이 많은 도로로 달려가려고 하면 마헤는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마헤는 뉴질랜드 도우미 개 협회에서 새끼 때 6개월 동안 자폐아를 위한 도우미 훈련을 특별히 받았다.
협회는 현재 자폐증 환자는 물론, 뇌성마비, 당뇨 환자 등 각종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훈련을 개들에게 시키고 있다며 제임스와 마헤 이야기가 언론에 소개되고 나서는 이들을 돕기 위한 헌금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