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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껌 1만4000원..‘펫코노미(Pet+Economy)’ 산업 커진다
  • 김진성 기자
  • 등록 2016-03-13 12:07:22
  • 수정 2016-03-13 12: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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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동물과 관련된 이른바 ‘펫코노미(Pet+Economy)’ 산업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단순히 시장 덩치만 커진 게 아니다. 상품·서비스가 ‘고급·전문화’하는 게 핵심이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으로 늘면서 다양한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대표적 펫코노미 상품인 사료는 ‘수제 간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취급점들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일반 사료와 달리 ‘친환경 유기농’ 먹거리라는 걸 강조한다.

현대백화점 경기 판교점의 ‘루이독’ 매장에서는 ‘오리가슴살 6000원, 소고기 7400원, 사슴고기 8600원’ 등의 가격표가 눈에 띄었다. 강아지용 수제 육포의 봉지당 가격이다. 사슴뿔로 된 개껌 한 덩이는 1만4000원에 팔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직장인 한 끼 식사보다 비싼 제품도 꾸준히 팔린다”며 “더욱 많은 고객이 찾도록 매장에 반려 동물을 데리고 출입하는 것도 허용했다”고 말했다.

‘관절 보호·피부 재생’ 같은 효능을 지닌 건강보조 식품도 인기다.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에서 강아지용 보조식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364% 늘었다. 고양이용도 86% 증가했다.

생활용품도 고가다. 15만 원 정도면 온라인에서 ‘애견 가구 풀세트’를 살 수 있다. 선반·옷장이 완비된 고급형 강아지 집이다. 인조 모피를 깐 30만원 대의 고양이 놀이터 ‘프리미엄 캣 타워’같은 제품도 있다.

펫코노미 성장세는 ‘저출산’과 ‘1인 가구 증가’ 같은 사회적 흐름과 맞물려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는 43만 명으로 1981년(86만 명)의 절반 수준이다. 1인 가구도 전체의 27%로 20년 전보다 14%포인트 늘었다. 자녀가 없고, 혼자 지내는 이들이 반려 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 동물을 키우는데 지출한 돈은 가구당 월평균 13만5632원(2014년 기준)이다. 한국과 비슷한 길을 밟은 일본에선 이미 14조 원 규모의 거대한 반려 동물 시장이 형성됐다.

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적극 발을 맞추고 있다. 대형 마트들은 반려 동물용 상품만 따로 팔면서 동물을 맡아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 ‘몰리스펫샵’, 홈플러스 ‘아이러브펫’ 등이다.

롯데마트 ‘펫가든’은 지난해 말 스타트업 피오비와 손잡고 반려 동물의 대소변 냄새를 줄이는 전용 음료까지 내놓았다. KGC인삼공사는 3년 연구 끝에 얼마 전 홍삼 부산물이 들어간 건강식 브랜드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펫코노미는 이제 반려 동물의 사후 서비스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숨진 동물을 위한 상조 서비스는 화장·납골당 안치까지 원스톱으로 돕는다. 업체·동물별로 다르지만 가격은 대략 30만~80만 원 대다. 서울대 동물병원은 방문객이 늘면서 올해 안에 방사선 암 치료기를 도입키로 했다.

하지만 반려 동물 붐을 타고서 업체간 경쟁이 자칫 과열된 ‘고가 마케팅’을 자극하고 ‘소비자 허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가의 사료·집·서비스가 무조건 최선은 아니라는 얘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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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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