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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국 소 수입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광우병 관련 자료를 수집하며 정부의 부당한 선택에 반대하는 운동을 이끌어왔다. 사회 부조리에 맞서 정의를 외쳐온 저자가 201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언론과 세미나 등을 통해 발표한 글을 묶었다.
과학은 이론을 구축하고 진실을 추적해 사회와 소통한다. 우리가 과학을 존중하는 이유는 과학이 우리 삶을 윤택케 해서가 아니다. 우리는 과학에 불편부당함을 기대한다. 지금 우리가 다다를 수 있는 가장 절대적 진실의 세계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자신을 되돌아보게끔 하리라 기대한다.
불행히도 과학이 언제나 진리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압도적 자본의 힘은 과학을 무릎 꿇리기도 한다. 과학적 진리가 우리 삶을 흔드는 논리 앞에 흔들리는 순간을 우리는 자주 목격했다. 4대강 사업이 강을 살리리라 말한 과학자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름을 드높이려는 욕망에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연구 결과를 조작해 세상을 시끄럽게 한 과학자도 안다. 과학의 진리는 나쁜 이들에 의해 때로 구부러져 시민의 삶을 위협했다.
지난 2014년 별세한 고(故)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과학의 사회적 책임을 누구보다 깊이 통감하고, 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지점을 누구보다 깊이 모색한 이다. 그가 집요하게 파헤친 과학적 사료는 2008년 광우병 정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을 강화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박 국장의 연구 결과는 대만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마저 바꿀 정도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 국장은 담배회사의 이익에 복무하며 학자로서 양심을 버린 과학자의 이름을 실명 비판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한국을 뒤흔드는 조류 독감(AI) 문제의 원인으로 공장형 축산업의 폐해를 이슈화하는 데도 앞장섰다. 단순히 연구실에 머무르는 과학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함께 하는 길을 걸어야 한다는 신념이 이룬 성과였다.
박상표 지음/ 따비 펴냄/ 280쪽/ 1만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