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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스미스가 ‘국부론’에서 개인의 이익 추구 본능에 대해 언급했을 때, 이기심이 아니라 그를 돌봐준 어머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의 보살핌이 없었다면 ‘국부론’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저자 카트리네 마르살은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를 통해 질문을 던진다.
스웨덴의 유력 일간지 아프톤블라데트(Aftonbladet) 편집주간을 지내며 정치와 페미니즘에 대해 글을 쓴 카트리네 마르살은 “오랫동안 여성의 노동은 비가시적이고 늘 존재하는 인프라로 간주되어 왔다”고 비판한다.
책은 ‘국부론’에 등장하는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이 이기심을 발휘해 돈을 벌 수 있던 것도 그의 아이를 키우고 식사를 준비하고 텃밭에서 채소를 키운 그들의 아내 혹은 누이덕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애덤스미스가 자신의 경제사상에서 인간의 모델로 제시한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는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남성’에 한정됐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여성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비경제적인 존재로 규정된다는 것.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어요?’라는 유쾌한 제목의 이 책은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된 주류 경제학에 유쾌하지만 날카로운 일침을 날린다. 애덤 스미스가 자기 이익 추구 욕구로 돌아가는 사회를 생각하는 동안 자신을 돌봐준 어머니를 까맣게 잊었고, 그가 사회를 보는 관점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여성들이 겪는 성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정의 시초가 되었다는 것.
저자는 현재 주류 경제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페미니즘은 필수적이며, 이는 성불평등부터 인구증가, 복지체계에 대한 문제부터 노령화 사회에 닥칠 인력 부족에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주)/ 328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