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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관찰주의자>는 이처럼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모두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색적인 관찰의 기술을 설파하는 책이다.
변호사이자 미술가인 저자 에이미 허먼은 '지각의 기술'이라는 강의로 TED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고, 15년간 FBI, 미 국무부, 기업, 군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더 명확히 지각하고 소통하는 법을 가르쳤다. 이 책은 그 강의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이다. 특이한 것은 미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 저자는 미술은 우리의 관찰력을 키우고 지각과 소통 기술을 연마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활용할까? 바로 이런 방식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면 1773년 존 싱클턴 코플리가 그린 '존 윈스럽 부인'이란 작품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그림을 통해 드레스의 짙은 파란색, 흰색 레이스 소매, 가슴에 달린 줄무늬 리본 등은 쉽게 발견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다. 그림 아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테이블이다. 큼직한 이 테이블엔 부인의 손가락, 소매 레이스의 정교한 문양, 심지어 천도복숭아의 모습 등이 정교하게 반사돼 있다.
저자는 이처럼 한 작품을 보여주고 독자들이 관찰한 것을 말해보라고 한 뒤 그림에 표현된 정보를 하나둘 드러내며 점점 더 많은 것을 발견하고 관찰하게 해준다.
이번엔 두 남자가 달리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다. 왼쪽에 있는 백인은 경찰 제복을 입고 있고, 오른쪽 흑인은 사복 차림이다. 두 남성은 어떤 관계일까. 사진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 경찰이 흑인 범죄자를 쫓고 있다고 답한다. 하지만, 오른쪽 남자는 사복을 입은 '비밀 수사관'일 뿐이다. 사진 속 두 남자 모두 경찰로 용의자를 쫓고 있을 뿐이다. 흑인을 범죄자라고 예단한 건 당신의 편견 탓이다.
저자는 관찰은 하되 이처럼 편견에 빠지지 말 것도 당부한다. 우리는 스스로 찾으려는 세계만 발견하기에, 편견에 사로잡혀 간과하거나 은연중에 무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정확한 관찰과 꼼꼼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업무 능력, 인간관계, 위험 등 모든 상황에서 얼마나 주요한 역할을 하는지, 또 이것이 개인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도 이야기한다. 저자는 말한다.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을 알아보고 주시하는 능력은 때로는 기회를 잡고, 위험을 피하게 해줄 뿐 아니라 때로는 인생을 변화시킨다"고. 사람들은 보기는 해도 관찰하지는 않는다. 이제부터 사물을 유심히 관찰해보는 건 어떨까? 인생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에이미 E. 허먼 지음/문희경 옮김/청림출판/416쪽/1만 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