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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타이거' 야생 호랑이의 2배 달해
  • 박서현 기자
  • 등록 2018-10-18 17:55:11
  • 수정 2018-10-18 17: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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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나 멕시코, 호주 등에서는 호랑이나 사자, 악어 등을 애완용으로 집 안에서 키우는 이들이 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웃들은 매일 들려오는 맹수들의 포효에 두려움에 떨고 동물보호단체들도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정작 맹수를 키우는 이들은 개인의 자유, 취향 등을 내세워 쉽사리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18일 BBC에 따르면 2018년 현재 미국 내 동물원이나 개인이 키우는 호랑이 수는 7000여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 세계에서 공식집계된 야생 호랑이 숫자(3890마리)의 약 2배에 달한다. 애완용 호랑이를 가장 많이 키우는 지역은 남부 텍사스주로 이 지역에만 2000∼5000마리의 호랑이가 사육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람을 손쉽게 해칠 수 있는 맹수를 집에서 키우지만 정확한 숫자조차 집계되지 않아 현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규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호랑이 외에도 야생동물 애호가들이 키우는 맹수는 사자와 흑곰, 퓨마 등 대표적 맹수들과 함께 악어, 비단뱀 등 다양하다. BBC는 “야생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개인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어 주 정부 등 당국도 규제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애완용 맹수 숫자가 많은 것은 느슨한 규제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호랑이 등 애완용 맹수에 대한 감독 및 규제 업무를 연방 정부가 아닌 개별 주에 위임하고 있다. 특히 1973년 만들어진 멸종위기동물법 대상에는 야생동물만 포함되고 사육동물은 제외돼 애완용 호랑이에 대한 단속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직 동물보호소 운영자이자 활동가 벤 칼리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텍사스에서는 맹견을 소유하는 것보다 호랑이를 분양받는 것이 더 쉽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개인이나 소규모 사설 동물원 등에서 키우는 맹수가 늘면서 관리 소홀 등으로 인한 탈출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디언은 “미국 내 포획된 야생동물 중 정부 승인을 받은 동물원 또는 시설에 수용된 숫자는 6%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개인 집 마당이나 심지어 도심 아파트에 살고 있다”며 “1990년 이후 호랑이, 사자 등의 공격으로 20여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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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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