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술은 인류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다. 만악과 낭패의 근원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긴장감을 풀어주고 친교를 돕는 역할도 한다. 역사상 유명한 담판에도 '명주'가 등장하는 장면이 적지 않다.
이번 주엔 이처럼 두 얼굴을 한 술을 주제로 한 책이 다수 출간됐다. 술의 역사부터 술에 이끌리는 생물학적 이유까지 다양한 신간이 나왔다.
로버트 더들리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가 쓴 '술 취한 원숭이'(궁리 펴냄)는 왜 우리가 알코올을 좋아하고 마시는지 과학적으로 탐구한다.
저자는 지난 2000년 영장류가 과일을 먹는 행위와 알코올 섭취의 진화학적 기원을 다룬 '술 취한 원숭이 가설'(drunken monkey hypothesis)을 학계 최초로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연구실과 열대 우림 지대를 오가며 알코올 소비와 중독의 진화학적 기원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왜 술을 마시고 언제부터 알코올에 끌렸는지, 왜 음식을 먹을 때 술을 찾는지, 유전적으로 술을 더 좋아하고 알코올에 강한 사람이 정말 있는지 등에 대한 물음에 답한다.
책에 따르면 알코올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작용을 모두 갖고 있으며, 적당량을 섭취하면 몸에 해롭지 않고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체내 알코올 부산물이자 숙취를 유발하는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더 잘 분해한다.
로버트 더들리 저/ 김홍표 역/ 궁리/ 256쪽/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