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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대표적인 설화 사건들을 24편 이야기로 꾸몄다. 탁월한 경륜과 학식으로 조선의 토대를 닦았으나 지나치게 직선적인 성격으로 화를 자초했던 정도전의 이야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정도전은 "한고조 유방이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고조를 쓴 것이다'라고 말해 조선 건국의 주역은 자신이며 이성계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정도전이 점쟁이를 불러 이성계의 왕자 7명의 사주를 보게 했을 때 점쟁이가 "이 가운데 두 사람이 왕위에 오를 것"이라고 사주풀이를 했다. 이어 "저 둘을 용상에 오르지 못하게 하려면 어떤 방책을 써야 하느냐"는 질문에 점쟁이가 대답을 못 하고 머뭇거리자 정도전은 "용상에 오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죽여버리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부분 권력투쟁에서 이긴 태종 이방원 측의 입장을 반영한 기록에서 나온 이야기인 만큼 100%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정도전이 함부로 말을 내뱉고 그것이 그의 몰락과 죽음을 재촉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책은 이밖에 오만불손한 언행으로 죽음을 자초한 태종의 처남 4형제, 패기 어린 시 때문에 모반 혐의를 뒤집어쓰고 죽임을 당한 남이, '조의제문'으로 부관참시를 당한 김종직 등 말과 글로 인해 불행을 당한 조선 시대 인물들을 다룬다.
이경채 저/ 나무옆의자/ 256쪽/ 1만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