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썼던 미국 예일대 교수가 영국 옥스퍼드대 우에히로 실천윤리센터의 초청을 받아 진행한 특별 강좌를 재구성했다.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의무론적 '권리' 그리고 윤리적 '공존'에 관해 고찰한다.
지난 수십 년간 동물윤리가 도덕철학의 한 분야로 확고히 자리 잡으면서 지배적으로 부상한 견해, 즉 철학적 관점은 '사람과 동물은 동등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을 단 하나의 도덕적 지위만을 인정한다고 해서 '단일주의(unitarianism)'라고 부르는 저자는 인간 사회의 도덕 이론을 동물에 적용한 이들의 노고를 인정하면서도, 동물윤리 분야가 교착에 빠진 이유 또한 이들의 잘못된 관점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사람과 동물이 동등하다는 견해가 "동물을 사람과 같이 헤아려야 한다"는 괴상한 논리로 발전해 공론을 끌어내기는커녕 분열만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는 갖가지 윤리적 사례를 들어 단일주의를 논박하면서 동물윤리의 핵심에 '복지(welfare)' 분배와 '권리(rights)' 분배를 가져다 놓는다.
적절한 분배 원칙이 따른 동물복지를 수용하려면 개체의 도덕적 지위에 따라 차등적으로 분배하는 '계층적 관점'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책에서 내세우는 주장의 핵심이다.
셀리 케이건 저/ 김후 역/ 안타레스/ 512쪽/ 1만9천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