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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다리 건너 또 만나자
  • 한지현 기자
  • 등록 2021-04-30 07:22:07
  • 수정 2021-04-30 07: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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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 개부터 스물다섯 살 고양이까지

우리 곁에 오래 머물다 떠나간 작은 친구들과의 추억들,

그리고 함께 나누었던 고민과 슬픔, 기쁨의 나날

“조금 외롭지만 슬프지는 않아.

분명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첫 만남의 순간은 다양하다. 고양이 새끼가 태어났다는 지인의 집에 갔다가 얼떨결에 집사로 간택되거나, 구조된 길냥이와 눈이 맞았거나 유기견을 임시로 보호하다가 임종까지 보호하게 되거나, 공원에 버려진 종이 상자 안에서 꼬물거리는 강아지들과 눈을 마주치고 만 이도 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냥줍을 한 사람도 있고 키우기 전부터 브리딩이며 키우는 방법을 상세히 조사해 철저히 준비한 다음 입양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은 이 순간이 언젠가 끝나고 말 것이란 사실을 염두에 두고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것은 이별이 찾아오는 그 순간이 상상도 하기 싫을 만큼 괴롭고 슬프기 때문이기도 하며,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모습들에서 끝을 연상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알고 있었던 이별을 맞이하면서도 상실감에 괴로워한다.

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세, 인간보다 네다섯 배 빠른 속도로 삶을 살아가는 작은 친구들을 떠나보낼 때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은 그래서 이따금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다가온다.

열네 살인 시바견과 아홉 살인 고양이를 키우며 ‘일상에 숨겨진 작은 행복’을 테마로 글을 쓰고 있는 저자는 그런 상실감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겪은 사람들을 직접 취재해 그들이 간직한 아름다운 추억들과 함께 슬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이시구로 유키코 저/ 박제이 역/ 문학사상/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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