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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불태우다
  • 박서현 기자
  • 등록 2022-01-06 11:37:32
  • 수정 2022-01-06 11: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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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학 보들리 도서관장 리처드 오벤든이 지식 보존과 파괴의 역사를 담은 책을 펴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보들리 도서관의 25대 관장인 저자는 책 '책을 불태우다'(책과함께)에서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책과 도서관의 존재 의미와 그 역할을 고찰하기 위해 과거를 되새겨본다.

저자는 더럼대학 도서관, 영국 상원 도서관, 스코틀랜드 국가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고, 2014년부터 세계 최고 도서관 영국 옥스퍼드대학 보들리 도서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인류가 문자를 발명하고 기록을 남기게 된 이래 기록물은 인류의 지식과 역사의 보고였다. 그러한 지식의 집적이 곧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하다는 관념은 이미 고대부터 생겨났다.

한편으로는 도서관은 ‘한 사회 지식의 집적체’라는 그 상징성 때문에 수없이 공격당했다. 중세 종교혁명 시기에 수많은 수도원 도서관과 대학 도서관이 신교도들에게 공격받고 책이 불태워졌는데) 당시 옥스퍼드대학 도서관 장서의 96.4%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이 책에는 이상적 도서관 효시로 알려진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전설과 쇠퇴에서부터, 중세 종교혁명 시기 신교도들에게 공격받고 파괴된 수도원 도서관, 근현대 전쟁에서 조준 타격의 대상이 됐던 여러 나라의 도서관들, 자신 작품과 기록을 없애버리려던 작가들과 그 뜻을 따르거나 거부한 지인들의 이야기까지, 책과 도서관에 관한 드라마가 이어진다.

저자가 책과 도서관이 공격받고 파괴된 역사를 톺아보게 된 동기는 오늘날 책과 도서관이 어느 때보다도 존립의 위기를 겪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더 고도로 디지털화되는 현상이 그 핵심이다. 2019년에 평균적으로 1분 동안 전 세계에서 1810만 건의 메시지가 전송되고 8만 7500명이 트윗을 했다. 수많은 기록과 자료가 디지털 및 온라인상에서 생성, 유통된다.

이에 이 책은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 지식과 기록 보존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어떻게 가능할지, 책과 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이슈도 제기한다.

리처드 오벤든 저/ 이재황 역/ 책과함께/ 440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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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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