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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풍수 세상
  • 박서현 기자
  • 등록 2022-11-16 08:11:23
  • 수정 2022-11-17 11: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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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풍수는 말 그대로 절반 풍수, 서툰 풍수쟁이라는 뜻이다. ‘반풍수 집안 망친다’ 같은 속담에 쓰여 설익은 지식이 사태를 그르치는 상황을 가리킨다. 이런 표현에 ‘세상’을 갖다 붙였으니, 반풍수 한두 명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 한국사회에 반풍수 무리가 너무 많아 문제라는 것이다. 나라 전체를 아예 반풍수 세상으로 불러야 할 정도로.

이런 문제의식을 명확하게 드러낸 글이 200자 원고지 110장 분량의 ‘지식은 반풍수’다. 꼬장꼬장한 저자는 지식은 어차피 반풍수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당대성 때문이다. 상당수 지식이 한때의 부실한 깨침에 불과하다. 시대가 바뀌면 지식의 내용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지식을 맹신할 게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는데 이 땅의 지식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보니 선악 분별조차 못 하는 상태라는 게 저자의 일갈이다. 그런데 모든 지식인이 그렇다는 게 아니다. 리영희가 수입한 서구 좌파 지식인들의 마오이즘 향수에 영향받아 변혁의 열병을 앓은 결과 소중화 의식을 내장하게 된 586 좌파 지식인들을 질타했다. 지난 정부 탈원전 정책과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좌파 반풍수의 폐해 사례로 꼽았다. 책에는 모두 13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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