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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에서 ‘꽃마차’를 끄는 말은 지쳐보인다. 장시간의 노동 탓도 있지만 말이 운행할 때 대소변을 보지 못하도록 일할 때 음식과 물을 아예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말이 아스팔트를 달리려면 충격 흡수를 위한 편자가 꼭 필요한데 이를 붙이지 않거나 교체하지 않는 사업자도 많다. 말은 청각이 예민한 동물이라 마차 스피커의 소음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리가 누린 즐거운 시간 이면에 말이 겪는 잔인한 고통이 있다. 이를 깨달은 도시들은 속속 마차 운행을 금지했다. 몬트리올과 시카고가 대표적인 예이다. 시카고시는 금지 이전에도 말을 하루 최대 6시간만 일하게 하고, 매시간 최소 15분 쉬도록 했다. 폭염과 혹한, 교통 혼잡 시간대에 운행을 못 하게 했다.
반면 국내에선 꽃마차를 규제 없이 운행하고 있다. 동물권을 옹호하는 변호사들의 모임인 ‘동변’은 말의 복지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냈지만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동물권 인식이 사회 전반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동물 학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배가 고파 미끼를 잘 물도록 축제장의 산천어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다.
한 양식협회는 시위한답시고 살아 있는 방어를 땅바닥에 내리쳐 죽인다. 동물을 학대하고 죽이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유포하기도 한다. 동변 변호사들은 이 책에서 현행 동물보호법의 문제를 짚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이들은 “동물과 돈이 만나는 지점에는 늘 학대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체로 보는 방향으로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사기관은 동물 학대 사건을 중대 범죄로 다뤄야 한다. 동물 학대가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물에게 다정한 세상이 곧 인간에게도 다정한 세상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동변/ 날/ 1만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