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우면 정신병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이런 가운데 고양이를 기르는 게 정신분열증 발병 위험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다는 의학 연구 결과가 제기돼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미 일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호주의 과학자들은 미국과 영국 등 11개국에서 지난 44년간 발표된 17건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분석 결과는 정신분열증 관련 게시판(Schizophrenia Bulletin) 저널에 게재됐다.
논문 저자들은 분석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고양이 노출과 광범위하게 정의된 정신분열증 관련 장애의 위험 증가 사이에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호주 퀸즈랜드 정신건강연구센터 연구팀은 "고양이에 노출된 개인의 경우 정신분열증 발병 확률이 그렇지 않은 이들과 비교해 약 2배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적었다.
존스 홉킨스 의학(Johns Hopkins Medicine)에 따르면 정신분열증은 종종 가족력으로 나타나는 복잡한 정신 질환으로 보고 있다.
정신분열증 질환은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이나 성인기 초기에 갑자기 시작된다. 이 질병은 명확하게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게 하는 증상을 유발한다.
정신분열증의 일반적인 증상에는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망상이나 잘못된 믿음 △환각 또는 실제가 아닌 것을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느끼는 현상 △와해된 말과 행동 △감정 부족, 타인으로부터의 철수 △편집병 △부풀려진 자존감 등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이 질병은 300명 중 한 명, 즉 2400만 명에게서 발견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약물과 지지 요법으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완치 방법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에 대한 노출과 정신분열증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양이를 소유하는 것이 정신분열증 위험과 관련돼 있다는 결론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지난 1995년 발표된 스탠리 의학 연구소에서 진행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 중 50.6%가 고양이를 키웠다'는 결과를 통해 처음 도출됐다. .
고양잇과 동물인 사자, 호랑이, 삵, 고양이 등을 숙주로 하는 '톡소플라스마 곤디이'라는 기생충이 번식·성장하다가 다른 동물이나 사람을 감염시킨다. 기생충은 고양이에게 물리거나, 고양이의 체액 또는 대변과의 접촉을 통해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염된 물이나 덜 익은 고기를 통해서도 섭취될 수 있다. 곤디이는 뇌에 들어가 미세한 물혹을 만들고, 그것이 청소년기에 활성화돼 신경 전달물질에 영향을 줘서 정신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선 약 4000만 명이 아무런 증상 없이 톡소플라스마 곤디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기생충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침투해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초기 연구에서 톡소플라스마 곤디이 기생충은 △성격 변화 △정신병 증상의 출현 및 정신분열증 등을 포함한 일부 신경 장애와 관련이 있었다.
다만, 연구자들은 톡소플라스마 곤디이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켰는지, 또는 기생충이 과연 고양이에서 인간에게 전달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은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에 따르면 기생충은 인체 건강, 특히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기생충을 전달할 수 있는 임산부의 경우 다른 심각한 영향을 미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톡소플라스마 곤디이가 임산부에게 유산, 사산 또는 시력 문제, 실명, 발달 지연 및 학습능력 저하 등 심각한 건강 문제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저자들은 이번 연구에 대해 명확한 최종 해석을 내리기 전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연구팀의 한 저자는 "우리의 리뷰는 고양이 소유와 정신분열증 관련 장애 사이의 연관성을 뒷받침한다"면서 "고양이를 소유하는 것이 정신 장애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선 대규모의 대표적인 샘플을 기반으로 한 보다 높은 품질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