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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와 시여
  • 편집부
  • 등록 2024-03-31 10:40:02
  • 수정 2024-03-31 10: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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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손해를 감내하면서도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利他)와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조건 없이 베푸는 '시여'(施與)라는 두 개념으로 조선 후기 문학을 들여다본 책.

한문학자인 저자는 허생이라는 선비를 내세워 위정자의 무능과 허위를 꼬집은 소설 '허생전'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며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분석한다.

그는 특히 과일과 말총을 매점매석해 큰돈을 번 허생이 토지를 잃은 농민들에게 땅을 돌려주는 점을 짚으며 화폐의 의미가 '이타적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이 됐다고 평가한다.

책 곳곳에는 문학과 역사에서 찾은 '더불어 살기' 지혜가 담겨 있다.

전 재산을 성균관에 남긴 부호 '두금', 감사 인사 받는 것조차 꺼려 시장에도 가지 않았다는 노비 의원 '응립' 등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책은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이타적 심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한 뒤, 부의 공유와 공생하는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강명관 저/ 푸른역사/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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