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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식 확대되면서 '동물복지' 관심 커져
  • 김진성 기자
  • 등록 2015-02-05 22: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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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이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이 보편화하면서 덩달아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연중 상시화하고 있는 것도 동물복지 요구를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국제기구들은 이미 글로벌 어젠다로 반려동물, 축산동물, 실험동물 등을 중심으로 보호·복지·규제 문제를 논의한 지 오래됐다. 1985년의 ‘유엔 세계동물복지선언’은 동물의 지각능력 인식을 강조한 최초의 국가 간 합의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설치와 동물실험에 대한 ‘3R 원칙’을 적용하도록 지침을 마련해 각국에 통보한 것도 같은 해의 일이다. 3R 원칙이란 ‘동물실험 대체사용법 강구(Replacement)’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 수의 축소(Reduction)’ ‘동물 고통의 최소화(Refinement)’ 등에 관한 원칙이다.

농장동물의 복지에 대한 논의는 주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등에서 주로 결정해 개별 국가에 권고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선진국들은 OIE의 권고사항을 채택해 국가 규정을 제정하는 추세다.

동물복지란 말은 동물학대 방지 목적에서 ‘관리’와 ‘보호’ 등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지만 국가별로 ‘동물보호(복지)법’은 차이가 있다.

특히 경제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농장동물의 경우 동물보호(복지)법에 편입된 역사는 길지 않으나 각국마다 최근 빠르게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는 농장동물과 관련해 ‘28시간법(1873년)’ ‘인도적 도살법(1958년)’ 등이 있었으나 근래 들어 세부규정이 정비됐다. 인도적 도살법은 도살 전과 도살 과정에 가축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으로 외국 축산물 수입 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곤 한다. 독일과 스위스는 농장동물의 복지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법제도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8시간 이상 운송되는 가축의 특별한 보호 규정, 스트레스와 고통 감소에 중점을 둔 도축 규정 등이 그것이다.

국내 동물보호법에도 운송, 도살방법 등이 명기돼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8월 처음 시행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는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사육하는 농장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제도다. 사육 밀도, 쉴 수 있는 횟대, 개선된 산란장, 방역, 치료장 등의 요건을 갖춘 농가가 선정 대상이다. 정부는 산란계에 대해 처음 시행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돼지(2013년), 육계(2014년)에 이어 한·육우와 젖소 등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동물복지는 축산업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꿔놓았다. ‘동물복지 축산물 시장’은 기존의 축산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유럽연합(EU) 국가들 사이에서 성장하고 있다. 주로 계란과 우유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며, 영국과 프랑스는 특정 업체나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되는 게 특징이다. 영국은 계란의 49.0%, 돼지고기의 28.2%, 닭고기의 5.2%가 동물복지 축산물이다. 가격은 보통 축산물에 비해 10%가량 비싼 편이다.

기업들 중에선 맥도날드가 가축의 인도적인 대우를 위해 자체 사육·유통기준을 통과한 식재료를 이용한다는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 버거킹은 방사해서 키운 닭의 계란과 임신 스톨(폐쇄형 칸막이)을 이용하지 않은 돼지의 고기만을 사용하기로 선언한 바 있다.

기존의 축산업은 대량 사육으로 저렴한 단백질의 공급을 가능케 했지만, 가축의 저항력 감소로 항생제 남용을 부추겼다. 반면 ‘동물복지형 축산업’은 사육 과정에서 항생제 사용이 금지되며, 가축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좋은 환경이 제공된다. 쾌적한 환경에서 키워진 가축에서 생산된 축산물은 품질도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판명됐다. 일반 축산물과 비교할 때 방사해서 키운 닭의 지방함량은 50%가량 낮고, 계란의 경우 비타민E 함량은 100%, 베타카로틴은 280% 높게 나타났다.

동물복지형 축산은 기존 축산의 약점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면역력 증강을 위한 봉독 치료사, 친환경 축산시설을 활용한 농촌관광 안내사, 친환경 축산경영 컨설턴트 등 새로운 직업 창출의 계기도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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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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