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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산책은?" 코로나19 확산 속 불안
  • 박서현 기자
  • 등록 2020-02-25 09: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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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반려견 산책을 못하고 있다고 밝힌 50대 주부 A 씨는 "반려동물도 코로나19에 감염이 잘 되는지 정확한 정보가 없어 답답하다"면서 "마냥 집 안에만 있을 수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1000만 반려인 인구 '펫팸족(Pet+Family)'들은 걱정과 근심이 커지고 있다. 산책을 시키자니 몰지각한 주인으로 비난받고, 그냥 집에 있자니 반려동물의 스트레스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은 중국의 한 전염병 전문가의 의견으로부터 비롯됐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 "반려동물, 바이러스 환자와 접촉하면 감염 가능성 있어"

지난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소속 전염병 전문가인 리란쥐안(李蘭娟)이 각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견 등도 코로나19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란쥐안은 "반려동물도 바이러스 환자와 접촉하거나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바이러스는 포유류 사이에서 전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다 보니 반려견 산책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대 누리꾼 A 씨는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 굳이 (반려견과 산책을)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강아지는 전염 안 되더라도 사람은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누리꾼 B(33) 씨는 "혹시 모르지 않나. 전문가들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안 했으니 걸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면서 "개보다는 사람이 먼저 아닌가 싶다.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모두가 조심해야 하는데 일명 '개빠'(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단어)들이 개만 생각하는 걸 보니 화가 난다"라고 전했다.

반면 반려견을 키운다는 직장인C(27) 씨는 "마스크를 쓰고 산책하는 반려인도 많은데 그냥 욕하고 싶은 것일 뿐"이라며 "동물 전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데 비난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것 아니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C 씨는 "그냥 반려인들을 혐오하는 것 같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니까 이걸 핑계로 욕하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 WHO "반려동물 코로나19 감염·확산 증거 없어"

그러나 지난달 29일 WHO는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확산시킨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WHO는 "다만 반려동물과 접촉한 후에는 비누를 사용해 손을 씻어야 반려동물과 인간 사이에 전염될 수 있는 대장균을 비롯한 기타 세균이 현저하게 감소한다"라고 말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역시 유전자 염기서열 데이터 분석 등을 토대로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걸린 사례는 없으며, 이를 인간에게 전염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평소처럼 산책을 자주하는 등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편이 반려동물 건강상태 유지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권기범 예은동물병원 원장은 YTN과 인터뷰에서 "너무나 희박한 (감염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오히려 아이가 굉장히 불편해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요. 마스크를 실제로 쓰는 강아지, 고양이, 개가 중국 우한에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도움이 된다고 보거나 추천해드리지 않아요"라고 지적했다.

또 반려견 산책 시 반려인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1일 설채현 수의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설채현의 DOG설TV'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반려견 안전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설 수의사는 "코로나19에 반려견이 걸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라면서 "오히려 산책하러 안 나가면 강아지들에게는 더 스트레스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코로나19가 개들에게 옮겨졌다고 한다면, WHO나 중국에서 발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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