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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견을 식용견 농장에 준 경찰 ... '동물자유연대' 강력 항의
  • 김윤희 기자
  • 등록 2013-08-22 19:14:23
  • 수정 2013-08-22 19: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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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시 한 동물보호시설에 있는 강아지들. 이 보호시설에 맡겨진 유실견 한 마리가 최근 파출소에서 넘겨받은 지 하루 만에 사라져 동물단체 등이 운영실태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 참여게시판 사랑방에 최근 잃어버린 반려견이 식용견 농장에 보내졌다는 제보자의 안타까운 글이 올라왔는데 사건 내용은 이렇다.

지난 7월 24일, 반려견을 잃어버린 후 줄곧 전단지를 배포해온 제보자는 동네 주민으로부터 제보자의 반려견을 지구대에 인계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제보자는 기쁜 마음에 반려견을 찾기 위해 지구대로 찾아갔으나 이미 다른 곳으로 보냈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이후 곧바로 반려견이 보내졌다는 사육시설을 방문했지만 그곳은 유기견 지자체 보호소가 아닌 식용견 농장으로 추정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반려견을 찾을 수도 없었고, 그곳 관리인으로부터 자신의 반려견이 사육장을 탈출했다는 의심스러운 답변만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사실을 접한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가 사건이 일어난 중랑구의 구청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이러한 일이 처음이 아닌 이전부터 계속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 지구대에 공문을 발송했다는 답변만 할 뿐 정확한 상황파악을 위해 동물자유연대가 구청 담당자와 지구대에 동행할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독자적으로 8월 12일 지구대에 방문, 유기동물 습득시 처리방법을 물어봤으나 경찰은 '구청이나 지자체 위탁 보호소에만 보낸다'는 답변만 반복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후 제보자와 함께 지구대를 재방문, 유기견을 구청이나 지자체 위탁보호소가 아닌 다른 시설에 보낸 사실이 없는지 재차 묻자 결국 사실을 시인했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러한 행동이 잘못됐음을 인정하지 않고, 저녁시간에는 구청과 지자체 보호소가 업무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변명만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또한 지구대 소장은 유기견이 보내진 시설이 사단법인 한국애견연맹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주장했지만 확인 결과, 유기견을 데려간 사람은 연맹 직원임을 사칭한 식용견 농장주였다. 연맹에 전화 한 통만해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그 동안 경찰들은 제대로 된 확인절차 없이 유기동물들을 식용견 농장으로 보낸 것이다.

절차에 따라 지자체 보호소에 제대로 입소되어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공고되었다면, 유기견들은 무사히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호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무책임한 행동을 한 경찰들과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중랑구청, 그리고 신분을 위장해 유기견을 자신의 식용견 농장으로 데려간 농장관리인의 욕심이 합쳐져 무수한 생명을 희생시켰다.

동물자유연대는 (사)한국애견연맹이라는 단체 이름을 도용하고, 있지도 않은 동물구조협회의 명함을 배포한 농장관리인을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또한 유기동물 구조, 보호에 대한 명백한 지침을 어기고 유기견들을 사육시설에 보내버린 경찰들과 이러한 일들을 오랫동안 인지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중랑구청에게도 확실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이러한 비극은 비단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도 지금껏 자행되고 있는 일일 수 있으며, 내가 키우고 있는 아이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사건의 관계자들과 책임자들의 엄중한 처벌 및 책임이 뒤따라야만 더 이상의 끔찍한 일들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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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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