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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그가 주목하는 것은 기술혁명이 몰고올 파괴력이다. 아마도 21세기 사람들을 착취하는 계층은 경제엘리트가 아니라, 더 이상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금 인류는 기술혁명에 의한 ‘알고리즘’의 파괴력을 간과하고 있다. 앞으로 정보는 더욱 소수에게 집중될 것이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은 줄게 될 것이다. 우선 청년실업을 포함한 일자리 축소가 그 단적인 사례다.
저자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는 “유례없는 기술혁명 도상에 있는 인류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갖고 있는 파괴력을 모르고 있거나, 간과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로는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저자 유발 하라리는 “기술 혁명은 앞으로 수십 년 내에 탄력을 받을 것이고, 그로 인해 인류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가장 힘든 시련에 직면할 것이다. 인류는 무엇보다 정보기술과 생명기술 분야의 쌍둥이 혁명에 대처할 능력이 있는지 시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러면 인류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유발 하라리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알고리즘과 생명공학을 이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유의미한 새로운 서사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1세기의 전례 없는 기술적, 경제적 파괴에 대처하기 위해 인류는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모델을 최대한 빨리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고장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신하는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유주의는 제조업에 기반을 둔 20세기 산업자본주의를 뒷받침하는 체제여서, 기술혁명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관점이다. 특히 미래 모델들은 일자리보다 인간을 보호한다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유발 하라리는 그 대안으로 “국가는 보편기본소득제, 보편기본서비스를 보조하는 방법이 있다”고 제시한다. 보편기본서비스의 경우 과거 공산주의가 그렸던 유토피아의 청사진이랑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원인과 목적이 다르다. 보편기본서비스란 주택, 교통, 광열, 사회인프라 등 인간 기본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국가가 책임지는 형태이다.
그는 특히 인간의 겸손과 겸허를 강조한다. 저자는 “전쟁이 모두에게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해도, 그 어떤 신이나 자연의 법칙도 인간의 어리석음을 막지는 못한다”면서 “인간의 어리석음을 치유하는 한 가지 해법이 있다면 그것은 겸허함”이라고 했다. 그는 “민족과 종교, 문화 간의 긴장이 악화되는 원인은 나의 민족, 나의 종교, 나의 문화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며, 나의 이익이 다른 누구의 이익이나 전체 인류의 이익보다 앞서야 한다는 자만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김영사/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