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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신영, 한국장애동물연구협회 회장
  • 한민이
  • 등록 2013-10-16 22:20:35
  • 수정 2013-10-17 08: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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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동물을 위해 보호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한국장애동물연구협회는 중증의 장애견들을 비롯하여 장애를 가진 모든 반려동물들을 위하고 더불어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단체다. 휠체어 제작뿐 아니라 재활센터의 건립과 인식확보 및 개선을 위한 캠페인과 활동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휠체어 제작과 공급으로만 그칠 뿐 본래의 목표인 활동 계획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정부나 반려인들이 장애동물을 보는 시각은 아직까지도 내가 아닌 남이라는 생각에 그친다. 그러나 정작 내 반려동물이 사고나 노령화로 장애가 오는 경우, 이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은 거의 찾을 수 없다. 다만 10년 전부터 이동수단인 휠체어를 꾸준히 제작하여 공급해주고 있는 한국장애동물연구협회가 유일한 빛이 되었던 것. 그러나 이제는 다치고 말 못하는 반려동물들을 위해 모두가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보살펴 주어야 할 때는 아닐까. 반려동물이 많아지는 만큼 일상 속 사건 사고도 보다 더 많아지게 될 테니 말이다.

마이펫뉴스는 한국장애동물연구협회 회장 이신영(40)씨를 만나 협회의 운영 상황 및 앞으로의 방향을 들어보았다.

▲ 마이펫뉴스 : 한국장애동물연구회(Korea Disabled-Animals Research Association)는 어떤 곳인가.
▼ 회장 이신영 : 2003년 설립하여 장애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정보교류와 상호보조를 목적으로 하는 커뮤니티로 출발한 단체다. 특히 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중증장애동물과 그로 인해 힘든 보호자를 돕고자 하는 것과 무분별한 안락사와 유기를 방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장애 중에서도 가장 중증이라 할 수 있는 신경마비나 뇌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견을 위해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후구마비용 휠체어를 2004년부터 제작하여 공급하고 있다.
이것과 관련한 정부의 보조금은 전혀 없는 상태며 보통 동물보호단체의 열악한 상황보다 더한 경우에서 협회를 운영하고 있다. 활동 인원은 본인을 포함한 총 다섯 명이며 가입한 회원 수는 3,000명 정도이나 활동은 거의 없다. 다른 동물단체협회와의 연대는 유기견 휠체어 신청시 무상공급 하는 정도다.

▲ 마이펫뉴스 : 국내 장애동물에 대한 복지 상황은.
▼ 회장 이신영 : 장애견에게는 수의사들도 안락사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이기에 장애동물을 위한 복지는 실제로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다만 보호자들이 해줄 수 있는 것으로 휠체어를 마련해 주거나 한국장애동물연구협회에서의 무료 휠체어 제공이다.

▲ 마이펫뉴스 : 협회 활동 중 휠체어 제작이 큰 비중인 것 같은데.
▼ 회장 이신영 : 장애견들을 위해 일반인들이 살 수 있는 휠체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여 2003년부터 직접 손으로 만들어 공급했다. 결혼 후 출산을 하게 된 2006년도부터는 (주)바맥스에서 휠체어 제작을 전담해준다. 우리 협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바맥스 천영구 대표가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자 적극적으로 참여,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휠체어 대금은 전액 재료비 정도로만 쓰이고 있다.

휠체어는 2003년부터 재료비에 따라 4만원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전문 휠체어로 제작되며 1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2004년부터 디자인 및 재질, 제작방식의 변화를 이루며 반영구적이고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것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여 지금은 미국산 휠체어의 품질에 뒤지지 않는 휠체어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허나 실용신안은 일부러 하지 않았으며 누구라도 우리의 성과를 발판삼아 더 나은 휠체어 공급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마이펫뉴스 : 휠체어 구매자들은 어느 정도인가.
▼ 회장 이신영 : 2004년부터 50대 이상이었던 휠체어 제작이 2006년도부터는 60~70대 로 늘었다. 보통 한 달 기준으로 5~6대 정도를 구매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여기에는 1만원의 후원금만 받고 무료로 제공해 주는 휠체어도 포함되어 있다. 무료 휠체어는 협회에서 인정하는 일정한 자격요건이 있는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데 보통 개인이 유기견 보호를 하고 있는 경우나 사설보호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 마이펫뉴스 : 어떻게 장애동물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 회장 이신영 : 일하다 알게 된 지인의 반려견이 생후 3개월 때 뇌진탕에 걸렸다. 배변훈련이 안 된다는 이유로 무자비한 구타에 시달려서인데 그런 조그마한 강아지를 그냥 볼 수 없어 데려와 키웠다. 이후로 동물 학대와 유기견에 관심을 가졌고 동물단체 카라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다. 그 당시 네 다리를 쓰지 못하는 반려견을 입양하였고 수많은 병원을 찾아다니며 병을 고치기 위한 방법을 찾았으나 헛수고였다. 내가 장애견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고 반려인들의 인식조차 미비한 현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장애라는 것이 언제 생길지 모르는 건데, 이런 장애동물들을 위한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협회를 설립했다. 아픈 동물을 돕고 위하는 것이 나아가 사람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마이펫뉴스 : 현재 키우는 반려견은.
▼ 회장 이신영 : 뇌진탕에 걸렸던 강아지, 말티즈(13)와 화이트쉐이커신드롬이라는 희귀병으로 온몸을 심하게 떨고 흔드는 푸들(12). 이 아이는 혼자 밥도 못 먹어 생후 45일에 버려져 인터넷에 올라왔다. 그리고 화장실 변기 훈련이 가능한 기특한 꼬맹이, 코숏(코리안숏헤어)은 젖먹이 시절 길에 버려진 고양이를 친구가 구조해 맡긴 것이다. 당시 나는 만삭인 상태라 젖병으로 분유를 먹여 키운 아이로 살이 심하게 찐 돼지 고양이(8)다.

그리고 기약 없는 임시보호중인 강아지 한 마리는 카라에서 모낭충으로 전염 위험이 있어 데려오게 되었다. 이후 병원에 가 다시 알아보니 모낭충이 아닌 음식 알러지에 의한 말라세지아였다.

▲ 마이펫뉴스 : 협회의 앞으로의 계획은.
▼ 회장 이신영 : 휠체어를 꾸준히 제작, 공급하는 것이 힘들었던 부분인데 근래에 개인이 아닌 사업적 시스템을 갖추고 공급하는 업체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부분이 제대로 자리 잡히면 휠체어 제작 사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후 캠페인과 재활에 주력하고자 한다. 물론 제작 업체나 개인 공급자가 없어진다면 협회에서 다시 제작을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어떤 이득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가장 필요하고 생각하는 이상들을 위해 현실을 극복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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