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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에서 조선으로
  • 이소영 기자
  • 등록 2019-02-17 18:29:15
  • 수정 2019-02-17 18: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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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역사를 열어젖힌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 우리는 조선왕조 개창이 갖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이미 잘 알고 있다. 한국사학계가 이루어낸 연구 성과 덕분이다.

지방에 근거지를 두고 세력을 형성한 신진사대부는 고려 말 부패한 권문세족을 제압하고 새로운 집권 세력으로 등장했으며, 나아가 급진파 사대부는 온건파 사대부 등 다른 정치 세력과 차별화되는 성리학 사상 체계를 가지고 개혁을 추진했다. 조선 건국은 국가 통치와 제도 운영 면에서도 혁명적 변화를 창출했다. 고려의 주현-속현 제도가 소멸하고 중앙집권의 군현제가 갖춰진 것이다. 국가 수입을 증대시켜 조선 건국의 물적 기반을 마련한 토지개혁도 조선왕조 개창의 역사적 의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외교와 국제 관계는 어떠한가? 100여 년에 걸친 몽골(원) 복속기를 끊어내고 명을 중심으로 한 천하질서 속에 조선을 자리매김했고, 또한 명으로부터 관복을 받고 역서를 반사받음으로써 보편 문화를 수용했다.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왕조 교체가 갖는 또 하나의 가장 큰 이미지는 유교 사회의 발전이며, ‘숭유억불’이다. 바야흐로 유불 교체를 통해 유교국가 조선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역성혁명을 정당화하려는 조선왕조 개창 세력의 역사 인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한다. 그래야만 당시의 역사상을 제대로 복원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의 개창을 ‘발전’의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변화’나 ‘차이’, ‘연속’이나 ‘계승’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요근 등 저/ 역사비평사/ 480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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