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면 철창 속의 원숭이나 호랑이, 늑대와 같은 야생동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보아왔던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몇 년 전부터 이동동물원 또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야생동물들을 차에 태우고 다닌다. 충격적인 것은 이것이 아이들을 위한 정서적 교육 및 놀이와 관련 된 일이라는 것이다. 볼거리로 전락한 동물쇼 또한 젊은 부모와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문화에 가깝다. 야생동물을 이용한 동물매개치료도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동물과의 교류가 아이들의 정서적 함양을 높이고 사람들에게 즐거운 휴식을 줄 수 있을까.
얼마 전에는 유튜브의 바다코끼리 학대 영상으로 인해 주주동물원의 조련사가 해고당하는 일이 있었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부분이지만 근원적인 문제는 동물쇼를 위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지는 동물학대인 것이다.
마이펫뉴스는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을 위한 행동을 운영하는 전경옥씨(43) 대표를 만나 동물쇼 및 동물원과 관련된 문제점과 해결책, 협회의 방향성을 들어보았다.
▲ 마이펫뉴스 : 동물과 관련한 활동 시점과 협회 설립의 계기는.
▼ 전경옥 대표 : 13년 전에 지인이 아는 사람의 반려견이 맞고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고 볼 수 없어 10만원을 주고 데려온 적이 있었는데 함께 지내며 많은 소통을 했다. 반려견을 키우며 사람과 동물은 다르다고 생각했던 지난 시간의 나를 잊어버리게 되었다. 동물이 사람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충격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고 동물보호 운동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동물보호협회 관련 활동을 시작했다. 몇 년 간 여러 동물단체에서 활동하며 느낀 건 전문성을 가진 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 마이펫뉴스 : 협회의 목적 및 활동 내용은.
▼ 전경옥 대표 : 동물원 동물의 복지향상, 동물쇼 반대, 상업적 동물원에 반대하며 야생동물의 사육화와 반려동물 산업화에 반대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2012년 6월 협회를 건립하였고 대표 1인과 이사 3인으로 구성, 회장 임기는 3년이다. 또한 서울시에서 1,000만 원을 지원받아 시민교육을 하고 있으며 다른 동물협회와 개고기 반대운동 및 동물원 관련 정보를 교류하고 연대한다.
▲ 마이펫뉴스 : 동물쇼의 실체 및 국내 동물원의 현장이 궁금하다.
▼ 전경옥 대표 : 동물쇼는 고등동물에게 인위적인 훈련을 시키다 보니 학대를 피할 수 없는 근본적인 환경이다. 원숭이 쇼는 그 학대가 심한 편인데 이야기가 있는 쇼를 하기 위해 강도 높은 구타와 가혹행위로 다루며 공연 연습을 한다. 그런 현장에서 말을 잘 듣지 않는 경우에는 화풀이 대상으로 동물을 대하기도 한다. 유튜브 바다코끼리 동영상이 그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2012년에는 오랑우탄, 우탄이라고 하는 쇼 동물이 죽었다. 우탄이는 3년 동안 하던 쇼를 어느 날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사육사를 공격했다. 쇼를 못하게 되자 3평 남짓의 공간에 가두고 결국은 우탄이의 인대를 끊었다는 내부 고발도 있었다. 물개 공연은 예전에는 전기 충격기를 많이 썼지만 요즘에는 죽지 않을 정도로 굶기는 것으로 조련하기도 한다.
또한 동물원에서 창살이 없어도 날지 못하고 앉아만 있는 새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 새들의 비상 날개를 모두 잘라 날지 못하게 했기 때문인데 이런 것은 조류가 가지고 있는 생태를 완전히 파괴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 마이펫뉴스 : 그런 공연이나 동물원의 동물들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전경옥 대표 : 아이들이 동물원의 동물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건 더러운 환경 속의 냄새 나는 동물이라는 것과 쉽게 접하고 만지거나 장난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이다.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과 자폐증을 앓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은 어둡고 우울한 기분을 준다. 동물들이 자유롭고 행복해야 그것을 보는 아이들도 자연 생태를 알아가는 것인데 인간의 이기로 인해 동물들이 앓아가고 자연적인 질서가 파괴되는 것이다.
▲ 마이펫뉴스 : 동물매개치료와 관련한 이동동물원 형태의 학습은 어떻다고 보나.
▼ 전경옥 대표 : 동물매개치료로 반려동물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외국에서는 훈련된 개를 통한 치료의 성공적인 사례도 많다. 그러나 그 외 동물은 입증된 바가 없다. 이동동물원은 야생동물로 접근하여 만지게 하고 어울리며 친숙함을 유도하는데, 이를 통한 치료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 야생동물을 이용함으로써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만 줄 뿐 이들에 대한 복지도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 마이펫뉴스 : 동물을 위해 해야 할 일, 향후 계획은.
▼ 전경옥 대표 : 반려동물은 늘 사람과 함께 지내다보니 주목을 받아 보호의 대상이 되기도 쉽지만 다른 동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모든 동물에 대한 개념이 서서히 바뀌어 갈 수 있었으면 한다. 기존의 사랑한다는 개념에서 좀 더 확장된 개념이 필요하다고 보여 지며 존중과 배려, 이것이 더 강조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
동물을 위한 행동에서는 이를 위해 동물쇼 반대 운동을 꾸준히 하여 단기적으로는 서울시에 있는 모든 동물쇼를 없애고 점차적으로 경기권과 지방의 동물쇼 프로그램을 줄여나갈 것이다. 제주 조련업체 공연장, 이동동물원 관련도 지속적인 반대 운동 및 법적인 압박 등을 통해 서서히 없어지게 만들고자 한다. 물론 이와 관련한 조련사들에게는 별도의 유예기간을 마련해 주어 조련사가 아닌 다른 직종으로서의 전환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 마이펫뉴스 : 함께하고 있는 반려동물은.
▼ 전경옥 대표 : 도로 위를 질주하던 개를 구조한 것이 인연이 되어 함께 살고 있는 말티즈 한 마리가 있다. 나이는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밝은 성격이다. 같이 키웠던 첫 반려견은 이미 늙어 얼마 전 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