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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원을 위한 복지제도를 확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근엔 다양성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등의 요구로 대변신을 꾀하는 모양새다.
최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1일부터 ‘미혼자 경조’ 제도를 새로 도입한다. 만 40세 이상 미혼 직원인 경우 결혼을 하지 않아도 신청만 하면 경조금과 휴가 등을 받을 수 있다. 따로 결혼식을 열지 않는 만큼 화환 대신 스투키·금전수 같은 반려식물로 대체 지급한다.
이전엔 기혼자에 한해 경조금과 휴가, 화환 등이 지급됐으나 최근 미혼 트렌드가 확산하는 점을 반영해 경조사 운영 제도를 고친 것이다. 다만 기혼 경조와 중복해서 적용되지는 않는다.
반려 가족이 증가하는 트렌드에 따라 ‘반려동물 경조’도 신설했다. 반려견과 반려묘 등 반려동물 장례를 치르는 직원에게 장례 휴가 1일을 지원한다. 장례 휴가는 부모의 집에서 기르는 등 함께 살고 있지 않은 반려동물에 대해서도 인정해준다.
이 같은 새로운 복지제도는 회사 내 MZ세대 직원들이 제안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500만 명에 이르는 시대에 임직원들의 반려동물도 가족으로 인식하고, 장례를 치르는 직원들의 슬픈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이 공감하는 실질적인 복지를 늘려 사기를 진작하고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러쉬코리아는 또 반려동물을 기르는 미혼자에게는 매달 5만원의 반려동물 수당을 지급한다. 자녀가 있는 기혼자 직원에게는 양육수당을 지급하는데, 반려동물도 ‘가족’으로 인정한다는 뜻에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반려동물 수당은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자(반려동물 장례를 의미) 슬퍼하는 직원의 모습을 보고 대표가 먼저 제안했다”며 “비혼 관련 제도도 직원들은 비혼 선언을 인정해주는 것으로도 존중받는 느낌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게임업체인 펄어비스는 반려동물 보험을 지원한다. 핸드메이드 복합 플랫폼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백패커는 반려동물과 ‘동반 출근’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요구하는데 기존 세대가 보면 과다하고 황당한 요구 같지만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기업의 복지 제도는 보다 다양해지고,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