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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해, 국내에서 가장 값이 비싼 말은…
  • 김진성 기자
  • 등록 2014-02-03 18:37:56
  • 수정 2014-02-03 18: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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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해, 국내에서 가장 값이 비싼 말은 얼마일까.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비싼 말은 종마로 활동하고 있는 100억 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메니피’이다.

메니피의 혈통을 이어받은 새끼말의 가격은 보통 1억 원을 호가한다. 마사회는 국내 축산가에 800만 원의 교배비만 받지만 정상가격은 5,0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메니피와 같은 명마 출신 씨수말 ‘정액 한 방울’이 그만 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보다 비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말은 10마리를 교배하면 7∼8마리 정도가 임신에 성공하고, 5∼6마리가 출산까지 성공한다”며 “그중 2∼3마리만 2세 때부터 경주마로 활동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에는 한국마사회(KRA)가 관리하고 있는 100억 원 가치의 ‘메니피’ 등 씨수말 2∼3마리가 최고의 종마로 활약하고 있다. 고유 혈통을 가지고 경주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말 가운데 교배를 위해 마사회가 특별 관리하는 말을 ‘종마(種馬)’라고 한다.

메니피는 지난 2012, 2013년 2년 연속 리딩사이어(leading sire) 자리에 올랐다. 리딩사이어란 그해 자마(子馬·새끼말)들이 획득한 상금의 총합이 가장 많은 부마(父馬)를 가리킨다. 즉 ‘자식 농사를 잘 지은 아버지’ 말이다. 2013년 메니피의 2세 경주마들이 국내 대회에서 거둔 상금만 69억 원에 이른다. 모두 128마리의 자마가 출전해 64마리가 103승을 거둬 승률 14.3%, 복승률 26%를 기록했다. 1996년생인 메니피는 마사회가 한국 경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 2006년 37억 원에 도입한, 미국 경마를 휩쓸었던 씨수말 스톰캣의 직계다.

메니피의 파워는 경매시장에서도 빛났다. 지난해 10월과 11월 2억 원이 넘는 금액에 낙찰된 경주마들은 모두 메니피의 자마였다. 마사회 한 관계자는 “혈통이 70%, 경주 성적, 외모 등을 따져 가격을 매기는데, 메니피 자마가 국내 랭킹 1위”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메니피와 짝짓기를 하려는 씨암말도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국내 무대에서 활동했던 씨암말들에 대해 혈통 점수와 본인의 경주 성적, 후대 자마의 경주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1등부터 서열을 매긴다. 그래서 150등 이내에 들어야 메니피와 교배할 수 있다.

캐나다 부호 에드워드 테일러의 소유였던 전설적인 명마 노던댄서(1961∼1990)는 은퇴 후 씨수말이 된 뒤에 교배료가 한때 100만 달러(약 10억6000만 원)를 넘기도 했다.

몸값에 걸맞게 대우도 초특급이다. 메니피가 ‘씨를 뿌리고 있는’ 제주의 마구간은 콘크리트 대신 원목으로 지어졌고, 6000㎡ 규모의 전용 풀밭도 있다. 먹이는 종합영양제와 마늘을 섞어주고, 교배 기간에는 하루 30g의 홍삼가루까지 먹인다. 명마들은 은퇴 후에 몸값이 더 치솟기도 한다. 2세를 생산하는 이른바 씨수말이 된 뒤에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지난해 경마에서 7번이나 우승한 ‘지금이순간’도 씨수말이 됐다. ‘지금이순간’은 지난해 상금으로 8억5016만 원을 벌었다.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제일 많은 액수다.

경주마는 사람으로 치면 20∼30대에 해당하는 4∼5세가 전성기다. 그런데 4세 수말인 ‘지금이순간’이 조기 은퇴했다. 마사회는 우수한 국산 종마를 발굴하기 위해 전성기의 경주마를 씨수말이나 씨암말로 전환할 것을 권한다.

경주마가 최고의 몸 상태일 때 종마로 돌려 아버지나 어머니를 닮은 우수한 자마를 생산할 수 있게 하려는 것. 마사회는 삼관마경주(KRA컵, 코리안더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최우수마 수상 등의 이력이 있는 말들을 마주에게 5억 원의 인센티브를 주는 조건으로 4세 이후 종마로 전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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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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