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최근 들어 ‘개고기’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최근 경찰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식용견 도축·매매를 단속하고 있다. 지난 12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국가 신용도 하락 경고를 받은 태국 군사 정권이 서구인의 개 사랑 정서에 편승하려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태국 군사 정권이 개고기 단속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으려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 불교의 윤회사상에 따라 식용개 판매가 금지돼 있는 태국에선, 개를 먹지 않고 방생하면서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둑들은 개고기 수요가 많은 베트남과 중국 시장을 겨냥해 길거리의 개들을 무단 포획하고 있다. 우리나라 돈 약 1만 원에 해당하는 태국의 개들은 남중국과 베트남 등지로 팔려나갈 경우, 최대 10배까지 가격이 치솟는다고 한다. 더구나 검거돼도 몇 개월 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밀수업자들에게 개고기 밀수는 그야말로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 되고 있다.
개 밀수출의 가장 큰 문제는 도축하고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 행위이다. 태국에서 불법적으로 포획된 개들은 베트남까지 옮겨지는 도중에 부상이나 질식, 굶주림으로 죽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설사 살아서 목적지까지 도착한다 하더라도 더 잔혹한 처분이 기다리고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고기의 맛을 더 좋게 한다는 근거 없는 속설 때문에 개를 학대해 도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태국 유기견 보호 단체 ‘Soi Dog(소이도그)’의 한 관계자는 도축 과정에서 맞아 죽거나 다른 개들이 보는 앞에서 목이 잘리고, 산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전해왔다.
전문가들은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개 밀수출의 특성 때문에 동남아 지역에 각종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신분증명과 칩, 예방접종 증명서 등 적법한 확인 절차 없이 수출되는 개고기 밀매로 광견병, 콜레라 등 전염병이 발병하고 있다. 태국 보건부에서 지난해 1월~5월 사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광견병으로 사망한 사람 숫자는 태국 전역에서 12 명이나 됐다. 심지어 지난해 초에는 태국 보건부 소속 공부원이 광견병으로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