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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단 측은 5일 “관람객들의 비판에 따라 코끼리 공연 횟수를 줄이고 2018년부터는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코끼리쇼가 시작된 1919년 이후 99년 만의 일이다. 서커스단 측은 자신들이 소유한 코끼리 43마리를 플로리다의 81만㎡ 규모 코끼리보존센터로 보내기로 했다.
미국 서커스단 ‘링링 브러더스 바넘&베일리 서커스’가 공연하는 ‘지상 최대의 쇼’의 백미는 거대한 코끼리들이 조련사의 지시에 맞춰 움직이거나 재주를 부리고, 단체로 춤을 추는 장면이다. 100년 가까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쇼는 올해도 미국 내 115개 도시에서 5000여회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코끼리들은 훈련을 빙자한 학대를 당한다. 야생에서 포획되거나, 사육장 안에서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서 강제로 떨어진 코끼리들은 조련사들의 명령에 복종할 때까지 ‘불후크’라는 이름의 날카로운 쇠갈고리로 연약한 살을 찔리고, 때로는 매를 맞으며 훈련받는다.
고통스러운 훈련 때문에 대부분의 코끼리들은 관절염과 결핵 같은 질병에 시달린다. 코끼리들이 서커스에 동원되는 기간은 평균 수명의 절반인 30년에 달한다. 글로벌 시민단체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PETA)의 조사에 따르면 1992년 이후 링링 브러더스의 서커스에 동원된 코끼리 중 최소 30마리는 학대로 사망했다.
코끼리쇼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수십년 동안 빗발친 데다 최근 미국 내 여러 지역이 코끼리 학대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나서자 서커스단은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미국동물애호협회(ASPCA)는 성명에서 “코끼리를 위한 큰 승리”라며 “다른 야생 및 희귀동물들이 서커스에 동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